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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자들의 카르마는 어찌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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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윤민입니다…

요즘 Mark Passio의 팟캐스트를 열심히 듣고 있는데요, 청취자들 전화 받는 시간에 누군가 이런 질문을 그에게 던졌습니다:

“이 세상에서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자들, 소위 말하는 ‘엘리트들’은 자연의 법칙(Natural Law)을 다 이해하고 있을 텐데 말이죠. 자신들이 저지른 악행이 나중에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그들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왜 계속 하는 거죠? 그걸 피해 갈 방법이라도 있는 겁니까?”

다음은 이에 대한 Passio 형님의 답변이었습니다:

“좋은 질문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엘리트 지배자들도 자연의 법칙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직접적으로 악행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지시만 내리죠. 피는 다른 사람의 손에 묻힙니다. 물론 지시한 자(order-giver)나, 그걸 실행으로 옮긴 자(order-follower)나 둘 다 나쁘지만, 그 카르마의 대부분은 ‘실행으로 옮긴 자’가 안고 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이 법칙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겁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시위대 진압 명령을 내린 자들보다는 실제로 현장에서 시위대를 때려 잡는 사람들, 대량 학살을 지시한 독재자 보다는 실제로 총을 쏘고 가스를 살포한 요원들, ‘여론 조성’을 위해 알바를 고용하고 운영한 자들보다는 실제로 악플을 단 사람들이 그 업보를 뒤집어쓰게 된다는 얘기인데요… 이 원리를 처음 들었을 때는 약간 멘붕이었고, 지금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말을 듣고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 “나는 지시에 따랐을 뿐이다”. 분노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 “그 개XX는 천벌을 받아야 마땅한데, 이 말 대로라면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간다는 얘기잖아!”.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나는 지시에 따랐을 뿐이다”, “악법도 법이다”는 일종의 책임 전가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차례의 실험 결과(밀그램 실험)에서도 나온 것이지만, 사람은 “내 스스로는 절대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라 하더라도 “남이 시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하죠. “남이 시켜서 한 것은 나의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Milgram Experiment (“밀그램 실험”으로 검색해 보세요)

http://en.wikipedia.org/wiki/Milgram_experiment

http://psychology.about.com/od/historyofpsychology/a/milgram.htm

밀그램 실험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우선 3명의 참가자가 있습니다:

E(Experimenter): 지시를 내리는 자 (order-giver) (권력자 역할, 연기자)
T(Teacher): 지시를 이행하는 자 (order-follower) (교사 역할, 실험 대상)
L(Learner): 지시 이행의 피해를 받는 자 (ㅠㅠ) (학생 역할, 연기자)

이 세 사람 중 E와 L은 연기자들이고, T가 실험 대상입니다. 실험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전기 충격을 줄 수 있는 장치(실제 전기 충격을 주지 않는 가짜 장비임)를 학생(L)에게 연결함

2) 교사(T)는 전기 충격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를 가지고 있음

3) 권력자(E)는 교사(T)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함 – “교사가 묻는 질문에 학생이 제대로 답하지 못할 경우 점진적으로 전기 충격의 강도를 높이시오”

4) “전기 충격 장치”는 30 볼트부터 시작하여 15 볼트 단위로 강도를 높일 수 있으며, 최대 450 볼트까지 올릴 수 있음.

5) 학생들이 교사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교사들은 전기 충격의 강도를 점진적으로 300 볼트까지 올림. 이 무렵 학생은 고통을 호소하고 벽을 두드리며 살려 달라고 소리 침 (물론 실제 전기충격이 가해지는 것은 아님). 이 시점에 대부분의 교사들은 E에게 실험을 계속 진행해야 하냐고 물었고, E는 계속 진행 하라고 싸늘하게 대답함. 300 볼트가 넘어간 후부터는 학생이 있는 방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음 (전기 충격으로 사망했음을 암시 ㄷㄷ).

6) 실험을 고안한 밀그램은 실험 대상의 3% 정도가 최대 수치인 450 볼트까지 전기 충격의 강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65%(40명 중 26명)가 450 볼트까지 충격의 강도를 높였음 (헐).

왜 이렇게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을까요? 밀그램 박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 The physical presence of an authority figure dramatically increased compliance.
– The fact that the study was sponsored by Yale (a trusted and authoritative academic institution) led many participants to believe that the experiment must be safe.
– The selection of teacher and learner status seemed random.
– Participants assumed that the experimenter was a competent expert.
– The shocks were said to be painful, not dangerous.

– “권력자”가 옆에 자리하고 있을 때 복종의 정도도 극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 예일 대학(“권위” 있는 명문대)에서 후원한 실험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당연히’ 안전할 것이라고 여겼다.
– 참가자들은 교사와 학생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무작위로 선정된 것이라고 여겼다.
– 실험 참가자들은 실험을 주관하는 “권력자”의 전문성을 신뢰했다.
– “권력자”는 전기 충격이 학생에게 ‘고통을 안겨 준다’고만 했지, ‘위험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후 밀그램 박사는 ‘반항적인 기질이 있는’ 동료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똑 같은 실험을 반복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교사 역할을 맡은 40명의 실험 참가자 중 36명이 전기 충격을 최대 수준까지 올리는 것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다음은 밀그램 박사가 내린 최종 결론입니다:

“Ordinary people, simply doing their jobs, and without any particular hostility on their part, can become agents in a terrible destructive process. Moreover, even when the destructive effects of their work become patently clear, and they are asked to carry out actions incompatible with fundamental standards of morality, relatively few people have the resources needed to resist authority” (Milgram, 1974).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평범한 사람들… 누군가에 대한 적대감이 없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끔찍하고 파괴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요원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의 행위가 가져온 끔찍한 결말을 알게 된 후에도, 기본적인 도덕률에 위배되는 행위를 이행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권력에 불응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의 수는 비교적 적다.”

마지막 문장의 resource를 ‘용기’로 대체했습니다.

참고로 밀그램 박사의 결론은 “인류의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이며,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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